국민연금 지급보장안돼? 그럼 왜 내지?


 <노후를 위해 준비하는 국민연금이 심하게 흔들리고 있다. 출처:구글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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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도 많고 탈도 많은 국민연금이 다시 도마 위에 오를 것 같다. 지난 달 30일 국회 법사위에서 국민연금 기금이 고갈된다 하더라도 국가가 지급을 보장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법 개정안이 보류되었기 때문이다. 당초 여·야는 국민연금에 대한 국민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국민연금기금이 소진되더라도 연급지급을 국가가 보장하도록 법으로 명문화하자는 데에 합의하고 지난 달 17일 국민연급법 개정안을 통과시킨 상태였다. 그런데  청와대와 기획재정부가 잠재적 부채 증가를 이유로 제동을 걸고 나선 것이다. 

 
국민연금은 1988년 1월에 출범했다. 2013년 2월을 기준으로 400조원이 넘는 기금이 쌓여있고, 2043년에는 무려 2천 561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2043년은 국민연금의 적립기금이 최정점에 이르는 시기로, 이후부터는 해가 갈수록 국민연금의 적립금은 줄어들 것이라 대부분 전망하고 있다. 이것은 국민연금의 특성상 세입보다 세출이 훨씬 많은 구조이기 때문이기도 하고, 현재처럼 인구의 노령화가 급속도로 빠르게 진행되는 상황에서는 불가피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전문가의 공통된 견해이다. 

실제로 통계청의 2013년 1월 13일 통계를 보면 고령인구 비율은 전체인구의 12.2%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협력기구(OECD)는 65세 이상의 인구 비율이 7% 이상일 때 고령화 사회, 14% 이상일 때 고령 사회, 20% 이상일 때는 초고령 사회로 구분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이미 2000년 65세 이상 인구비율이 7.2%를 기록하며 고령화 사회에 진입했다. 오는 2018년에는 14.3%로 고령 사회, 2026년 20.8%로 초고령 사회에 들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더구나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고령 사회 진입 속도는 선진국에 비교해 매우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고 한다. 

<급속도로 진행되는 인구의 노령화는 국민연금의 위기를 부추긴다. 출처: 통계청>

따라서 국민들, 특히 젊은 세대들 사이에서 국민연금에 대한 불안감이 가중되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하다. 고갈된 운명에 놓일 것이 뻔한 국민연금의 납부를 두고 사회적 논란이 거세질 수 밖에 없는 것은 이처럼 국민연금이 시간이 가면 갈수록 재정적 위기를 불러일으킬 수 밖에 없는 구조적 문제를 노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국민을 안심시키고 논란을 해소해야 할 입장인 정부는 여·야가 합의한 국민연금법 개정안에 난색을 표하며 '국민연금이 고갈돼도' 국가가 지급을 보장하겠다던 당초의 말을 바꾸고 있다. 

<'국민연금은 국가가 지급을 보장합니다'라고 정부는 말해 왔다. 출처:구글이미지>

분명히 정부는 저렇게 말했었다. 그리고 그런 내용으로 광고를 만들고 국민들에게 안심하고 국민연금을 납부하도록 종용했다. 그런데 국민연금논란에 따른 국민불안이 가중되자 국회차원에서 이를 법으로 명문화하자고 하니 그렇게 할 수 없다고 말을 뒤집고 있는 것이다. 물론 정부는 법에 문구가 있든 없든 상관없이 연금지급은 확실히 보장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의 말을 그저 믿고 있기에는 그동안 박근혜 정부가 국민에게 보여준 모습은 그리 신뢰가 가지 않는다. 

<기초노령연금 20만원 일괄지급 약속은 어디로 사라진 것일까? 출처:한겨레신문>

기초노령연금 공약은 지난 대선에서 노인층을 겨냥한 새누리당과 박근혜 당시 후보의 공약이었다. 그러나 이 공약이 대선 이후 엉뚱하게 둔갑해 버리는 광경을 우리는 목격한 바 있다. 심재철 최고위원은 올초 1월 14일 새누리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재원확보의 문제점을 거론하며 "이건희 삼성 회장에게도 노령연금을 주는 것이 올바르냐? 선별복지 대원칙이 변하지 않기를 바란다"며 기초연금 수정론에 불을 지폈다. 나성린 부의장은 여기서 한술 더 뜬다. 그는 이날 MBC 라디오에 출연해 기초연금 공약 자체를 부인했다. 그러나 이 공약은 분명히 '2013년 관련 법을 개정해, 기초연금 도입 즉시 65세 이상 모든 어르신과 중증장애인에게 현재 기초노령연금의 2배 수준(약 20만원)으로 인상해 지급하겠다'고 공약집에 명시되어 있는 내용이다. 공약집에 적혀있는 공약도 그런 사실이 없다고 부인하는 저들인데 국민연금이라고 다를까?

<고발당한 박근혜 대통령과 진영 당시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출처:오마이뉴스>

지난 3월 8일 박근혜 대통령과 진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시민단체들에 의해 고발되었다. 그들이 이 두 사람을 고발한 까닭은 '4대 중증질환 진료비 100% 보장'등의 복지 공약이 '실제 구상했던 정책 내용과는 다른 선거캠패인용 문구였다'고 진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국회인사청문회에서 밝혔기 때문이었다. 시민단체에 의해 고발당한 이 두 사람이 지난 대선기간 동안 어떤 공약들로 국민들의 표심을 사로잡았는 지는 온 국민들이 다 알고 있는 내용이다. 그러나 자신들이 국민들을 상대로 했던 공약들, 공약집에 나와있는 공약들도 이렇게 쉽게 말을 뒤집는 마당에 그저 정부의 지급보장 약속을 믿고 안심하라는 정부의 말을 어떻게 믿으라는 건지 모르겠다. 정부를 신뢰할 수 없기 때문에 이를 법으로라도 명문화하자는 것인줄 정녕 박근혜 정부는 모르는 것일까? 

자신들이 내세웠던 공약을 손바닥 뒤집듯 말을 바꾸며 국민신뢰를 스스로 걷어찬 박근혜 정부가 또다시 국민을 기만하려 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정부의 이번 국민연금 개정안 반대 움직임은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국민연금폐지론이 더욱 공론화될 빌미를 정부 스스로 제공하고 있는 셈이다. 정부의 이와 같은 입장과 태도로는 절대로 국민연금을 둘러싼 논란을 잠재울 수 없다는 사실을 박근혜 정부는 알아야 한다. 

원활한 국정운영의 동력은 바로 국민의 신뢰로부터 나온다. 박근혜 정부는 국민연금법 개정안의 취지를 직시해야만 한다. 정부에 대한 불신을 초래하고 있는 것은 다름아닌 박근혜 정부 자신이기 때문이다. 필자가 거듭 강조하지 않던가? 국민의 신뢰를 얻지 못하는 정부는 절대로 성공할 수 없으며, 국민적 저항에 부딪힐 수 밖에 없다고 말이다. 박근혜 정부는 신뢰란 믿음을 주는 행위에 정비례해서 자라난다는 기본적인 사실을 성찰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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