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석손님 (57) - 사춘기 소녀들의 성충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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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석손님 (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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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춘기 소녀들의 성충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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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이  50대 작가에게 호감을 느끼며,
황홀한 공상에 젖는 것을 엄마 애순이 알 게 된 것은
딸이 노트 끝에 적어 놓은 낙서에서였다.
작가의 이름과 남녀 관계를 몇 개의 은어(隱語) 로
수없이 반복하여 낙서처럼 적었다가 지우곤 한 것을
딸의 책상에서 우연히 발견한 순간,
엄마는 온 몸의 전기가 지나가는 듯한 섬뜩함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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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유명 작가가 마거릿을 친 딸처럼 아끼고 관심을 가져주어,
그것만으로도 문단에 좋은 배경이 되어줄 것 같은 기대감으로,
감사하여, 애순은 호텔에서 소설을 집필하고 있는 그에게,
케이크와 과일, 도시락을 마거릿에게 들려 보내곤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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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는 나이에 관계없이 여자를 귀여워하는 방법은
애무로 표현허는 한 가지밖에 없다는 것을
애순은 깜빡 잊고,
그 소설가가 마거릿을 아버지 같은 사랑으로 대해주리라고만
믿었던 게 화근의 발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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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순은 마거릿의 첫사랑은 다분히
엄마 영향의 결과임을 깨달았다.
남녀로서의 접근을 전혀 상상하지 않았던 애순은
어린 마거릿 앞에서 그 작가 장점만 얘기 해주었다.
그것은 문단에서 진정으로 존경하는
선배가 있다는 것은 장차 그녀의 장래를 위해서도
필요할 것이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그게, 거침없이 직접 남녀관계로 이어지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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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30 여년이나 차이가 나는 유뷰남과 소녀와의 사랑,
이걸 어떻게 마거릿이 상처 안 받고 마무리지을 수 있을까.
그 문제로 고심하느라고 애순은 밤에 잠을 못 자면서 뒤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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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남자 쪽만이 유혹했다고 단정할 수는 없었다.
마거릿도 고양이처럼 그 소설가에게 다가갔을 것이다.
애순은 답답한 기분을 참으며 자신의 지난 일들을 돌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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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애들은 대개 15세 전후해서부터 성충동울 경험한다.
아니 그 이전부터 아랫도리는 이성에 대한 갈망으로 
밤잠을 설치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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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이 극심한 사회구조 때문이지,
생명체로서의 인간 신체의 발달 면으로만 본다면,
여자는 사춘기인 15 세 무렵에 결혼시키는 게 바람직하다고,
애순은 전부터 자신의 경험에서 그렇게 믿고 있었다.
사춘기에 소녀들은 일생에서 육체적으로 가장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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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순은 자기의 성 경험을 잘 기억하고 있었다.
그녀가 처음 성 충동을 느끼기 시작한 것은
초등학교 5학년 무렵이었다.
밤에 자꾸 아랫도리 성기를 누군가가 만져주었으면 하는
흥분이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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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충동을 참을 수 없어, 한 번은 아무도 집에 없고 혼자 있을 때,
이웃에 사는 다섯 살 쯤 되는 아이를 데려다가,
사탕을 주면서, 팬티를 벗고 손수건으로 여기를 문잘러 달라고,
아랫도리를 보여줬다.
그러나 그 방법은 신통치 않고 욕구를 만족시키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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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성 충동에 그녀는 점점 더 시달렸다.
어떤 상대라도 좋으니 미치도록 섹스가 하고 싶었다.
학교에서 남자 선생님들의 보면 이상한 상상을 하며
얼굴이 빨개지고,
친척 남자들도 전부 남자로 보였다.
그렇게 매일 성 충동 다스리기에 골몰하던 1950년 고2 때,
애순은 자신을 귀여워하던 어린이잡지사 주간(主幹)과
산에서 애무를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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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의 어느 일요일,
그 잡지사 주간은 음료수와 먹을 것을 사들고
애순을 데리고 서울 근교의 산으로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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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쪽은 조심하느라고 애순을 가까이 하지 않았으나,
어린 애순이 눈물을 보이며
자기는 가족을 버리고 단신 월남하신
선생님이 불쌍해 못견디겠다고 고백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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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는 아무 말 없이 자기 윗도리를 벗어
바위 뒤에 쌓여 있는 낙엽 위에 깔고, 그녀를 눕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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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순은 그 날의 첫 경험에서 아주 행복했다.
돌아올 때는 남자 팔에 매달리며, 선생님 우리 어디 가서
얘기 좀 더하고 싶다고 졸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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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남자는 애순에게 저녁식사를 사주고
집까지 바래다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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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 주간과 두 번 째는 그가 세 들어 사는
청파동의 자취방에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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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을 방지하려고 상대는 체외 사정을 했다.
그런 피임 수단이 있다는 걸 애순은 처음 알았다.
그러나 얼마 안 있어 육이오 전쟁이 터지고,
서울 폭격으로 그는 희생되어 그와의 짧은 만남은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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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후 애순은 초급대학을 마치고 잡지사에서 교정을 보며,
언론계 남자 친구와 꽤 오래 깊이 사귀었다.
남자 쪽의 미온적인 성격으로 결국 그에 대한 미련을 접고,
에순은 바로 용호와 결혼하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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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 마거릿이 연상의 유부남 작가와
사랑하게 된 걸 알게 된 다음 날,
애순은 좀 긴 편지를 써서 마거릿의 책상 위애 놔 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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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들은 여학생들의 남자 교제는 무조건 숨겨야 되는 걸로 알지만,
성관계에 따르는 책임문제를 알려주지 않고 야단만 치는 건
미련한 짓이라고
애순은 전부터 앞 세대의 자녀교육법에 반대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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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순이 마음 속의 복잡한 감정을 누르고,
딸에게 보낸 차분하게 쓴 편지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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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거릿, 너와 그 소설가 님과의 관계는,
좁더 일찍 너에게 남녀에 관한 교육울 시키지 못한 엄마에게도
책임이 크다.
다만 성인 남녀는 단 한번의 접촉으로도 임신할 수 있다.
임신은 아이 출산과 양육에 필요한 경제적인 책임이
따르는 것이기 때문에, 신중을 기할 필요가 생긴다.
이 문제는 그러나 아빠께는 알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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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이번 소설가 님과의 경험은 장차 작가로서의
너에게는 귀중한 재산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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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경험은 어느 여자든 한 번은 거치는 과정이다.
그 분과 함께 지낸 동안의 너나 상대방 감정의 변화를
솔직하게 너의 작가노트에 기록하여 두기 바란다.
소설은 자신이나 타인들의 경험사실에 기반을 두는 진실된 작업,
비단 너 자신의 경험분만 아니라, 다른 친구들의 그런 류의 경험도,
관심을 갖고 들어 두었다가, 그 노트에 다 적어두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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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엄마가 꼭 하나 너에게 당부하고 싶은 건,
너는 어떤 경우에라도, 남자가 네 인생의 동반자는 될 수 있지만,
지배자 같은 절대적인 존재는 아니라는 걸 명심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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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편지는 이런 내용이었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사랑해, 엄마가" 이렇게  끝맺고 있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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