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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픔의 시간들 (42) -작가님은 미풍처럼 다녀가시고
![]() 아픔의 시간들 (42)
. 작가님은 미풍처럼 다녀가시고.
1963년 10월 15일은 박정희 국가재건최고회의의장이
군복을 벗고 정식으로 정치에 참여, 제5대 대통령으로 당선되던 날, .
그로부터 4일 뒤인 19일 토요일 새벽,
탈영병 고재봉이 강원도 인제에서 원한을 품고 상관 일가족을 살해, 그때까지 국내에서 일어난 범죄 가운데, 죄질이가장나쁜 흉악한 범행이었다. .
인간이 그렇게 악독할 수 있다는 사실에
사람들은 경악하다 못해, 말할 수 없는 슬픔을 느끼며 고민했다. .
군경 합동으로 전국에 긴급수사망을 펴고,
주야로 범인 색출에 전수사력을 동원했건만 범인 행방은 오리무중. .
그 범인이 어디에 또 나타날지 몰라, 도시와 농촌 주민들은 밤이면 외출도 조심하며 무서움에 떨었다. .
그 범인이 범행 25일만에 종로 5가 버스정류장 앞에서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는 것을 발견한 한 젊은이의 신고로 체포된 사건을 두고, .
임희재 작가님은,
사람은 다시 올 곳이 아닌 장소에서는, 거짓말도 하고 사기도 치며,
법죄를 저지른다는 견해를 KBS 마당에서 나에게 들려주신 거였다. .
임선생님은 어떤 문제를 바라보고,
핵심을 짚어내는 일련의 심리 추리과정이 정확했다. .
그런 정확한 판단력은 후에
TV매일연속극<아씨>의 대성공으로 이어졌다. .
동양-TV 일일연속극 임희재 작 고성원 연출<아씨>는
1970년 3월 2일부터 1971년 1월 9일까지 253회에 걸쳐 방영. .
<아씨>는 경쟁사들의 드라마를 까마득히 따돌리면서,
유유히 인기의 고공비행을 계속, 텔레비전 일일연속극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
1970년 9월, KBS 기획조사실 조사에 의하면 <아씨>시청률은 85.1%였다. ;
그렇게 미풍처럼 조용히 한번 KBS에 다녀가시면,
작가님이 다음에는 언제 오실 지 몰랐다. .
그렇지만 작품을 늘 쓰고 계셨으므로, 머지 않아 또 오시리라고 나는 그저 막연히 기대하고 있었을 뿐, 다음엔 언제 오세요? 하고 묻지도 않았다. .
범죄심리를 얘기해주시던 게 임선생님과 대화한 마지막이었다.
그 후 민방이 여럿 개국하여 나는 일하러 다니기에 바빴으며,
.
또 몇 년 후 나는 방송을 떠나야 했기 때문에, 다시는 작가님을 만나뵐 기회가 없었다.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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